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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문(2), 천문학과 수학의 관계, 조선의 농업에 사용되는
    카테고리 없음 2021. 11. 6. 02:53

    지난 번 게시물에서는 농경사회에서 어떤 조선의 측량학과 수학의 관계에 대해서 배웠는데 이번에는 천문학과 수학의 관계에 대해서 쓰려고 합니다.

     

    조선의 경우 백성들이 대부분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았기 때문에 해와 달, 별의 주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달력을 만드는 역법은 백성들의 삶과 직결된 학문이었습니다. 절기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농사를 짓는 데 나침반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농업에 기반을 둔 조선의 경우 정확한 달력이 필수적이었습니다.

     

    고려시대 최선지가 원나라에서 배운 수시 역법을 도입하여 조선 초기까지 계속 사용되었습니다. 수시력은 높이 40자의 규표를 사용하여 동지 시각을 정밀 조사함으로써 1년의 길이가 365.2425일로 나타난 최첨단 역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원나라와 조선의 경위도 다르고 해와 달뜨는 시간, 지는 시간, 별의 위치 변화 등 모든 천문학적 수치가 달라서 수시 역법을 그대로 조선에 적용하는 것은 상당한 오차를 초래하였습니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관측할 수 있는 일식, 월식, 그리고 제5행성의 운행을 계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태종 때 일식의 구체적인 시각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서운관 관리를 귀양 보내는 사례를 통해 수시역법을 조선에 적용하여 정확한 예측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왕왈, "천시를 잘못했으니 그 죄가 참으로 작지 않다. 그러나 모든 것을 헐뜯을 수는 없다.태종실록 19권 태종 10년 4월 6일 임인 두 번째 기사 역일을 잘못 산정한 서운관 승당생을 영주로 귀양보내다.

     

    이에 세종은 조선에 맞는 새로운 역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한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청했으나 세종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통사호군 김한이 상언하기를 육오년 북경에 갔을 때 신의 아버지가 병사했다가 돌아와 기미년에 이르러 신에게 명하여 최복을 벗고 역산을 벗어 환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역산(曆山)의 일이 끝나고 아버지의 묘가 충청도 청주에 있으므로 아버지의 묘를 청하였으니 돌아가서 아버지의 상을 치르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하자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세종실록 88권 세종 22년 3월 3일 을사 두 번째 기사, "호군 김한이부의 상으로 면직을 청하면 허락되지 않는다"

    이제 세종이 조선 나름의 역법 편찬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역법 편찬에서는 동지의 시각을 정확히 구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림자의 길이와 측정시간 사이의 비례식을 이용하여 동지의 시각을 계산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과의 위도 차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선에 맞는 역법을 찾는 과정에서 산학이 가교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칠정산이었습니다. 칠정산이 완성된 후 일월식을 비롯한 각종 천문현상에 대한 예측과 계산이 칠정산 내외편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나나이 산이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예측한 대로 시간에 일식을 먹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 한양에 맞추어 <칠정산>을 제작하면서부터는 한반도에서 일식, 월식 등의 천문현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정확한 달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동지의 시각을 이용해 1년의 길이를 구하기 때문에 동지의 시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지 시각은 그림자의 길이와 측정 시간 사이의 비례식을 활용하여 계산할 수 있습니다.

     

    '칠정산내편'에서 구한 한양의 동짓날 낮 길이는 39.13각, 밤 길이는 60.87각입니다. 중국 역법으로 구한 지금의 북경인 연경의 동짓날 낮 길이는 38.14각으로 조선의 한양과는 약 1각의 차이가 납니다. 당시 역서에서는 하루를 100각으로 나누었으므로 현대 시간체계로 따지면 1각 은로, 한양과 연경은 14분 24초(864초) 정도 어긋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동지 서울과 연경의 낮 길이를 계산하면 서울은 9시간 20분, 베이징은 9시간 33분이고 그 차이는 14분에 가깝습니다.9시간 20분을 뿔로 바꾸어 생각했을 때 1각:39.13각=864초:x초, x=33808초=9시간 23분으로, 칠정산에서 구한 동짓날 중 길이와 약 3분의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칠정산을 이용해서 구한 것은 현대와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이순신과 금담이 보다 정확하게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는 데 장점이 있다고 알려진 회회력을 교정하여 <외편>을 편찬하였습니다. 이를 합쳐 세종 24년(1442)에 칠정산내편과 칠정산외편으로 배포하였습니다.

    역법의 평가는 일월식 추보가 제대로 맞았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칠정산의 우수성은 천상에 관한 일을 사전에 계산한 일종의 예보기록인 정묘년 교식가령에 잘 나타나구요. 현대적인 계산치와 1분에서 3분 정도의 시간차(오차범위±7.2분 이내)로 상당히 정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개의 게시물을 작성하면서 수학이 다양한 학문과 만나고 실생활에서 활용됨으로써 우리와 분리할 수 없는 학문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선의 산학이 서구 수학에서 뒤처진 줄 알았는데, 산학이 사용된 분야를 확인해보고 조선시대에 산학의 필요성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곧 새로운 사연으로 다시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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