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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식을 답습하는 공포영화 '시라이', 고전
    카테고리 없음 2021. 1. 27. 19:51

    7월 15일 개봉되는 공포영화 시라이의 한 피해자는 마치 데스노트에 같은 지침이라도 적은 듯 안구가 파열되면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지인들의 죽음을 자신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한 하루오(이나바 유우)와 미즈키(이토요 마리에)는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에 나서게 된다. 얼마 전 죽은 사람들은 모두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과 함께 그 경로에 있는 시골 마을에서 저주에 관한 괴담을 듣게 된다.

    기괴한 눈을 가진 미확인 생명체 시라이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모두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괴담이 현실화되면서 미스터리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잔인한 저주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며, 시라이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절대 눈을 돌리면 안 된다는 것. 이 영화를 보는 여러분은 거의 100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떼는 순간, 당신도 시라이의 저주에 걸려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두 주인공과 당신은 잔혹한 저주로 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 포스터에는 과거 공포영화의 종말로 불렸던 명작 링과 주온 이상의 두려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감 넘치는 문구를 써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흔한 공포소설이나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추리소설 등을 어설프게 영화로 옮겨놓은 느낌이 든다. 을일 감독은 그동안'소설 작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작품이 영화 감독으로 데뷔 첫 작품인 셈이지만, 영상의 첫인상이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J호러의 인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금도 J호러가 역대급 영화로 거의 20년 전 작품을 꼽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대표작을 갱신할 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아직도 고전적인 패턴의 공포영화 구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뉴스매체에서도 떠들썩하게 학교에 가면 화제가 됐던 소재 '심령사진'과 그 사진에 찍힌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저주'에 관한 소문을 패턴으로 한 문학이 인기였다. 이를 극대화해 주는 귀신을 실체화까지 시켰다면 그 효과는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심령사진이나 저주라는 말을 들은 지 오래다. 구시대적 패턴이라는 것이다.

    '겟 아웃', '컨저링', '해피 데스 데이' 등 최근 공포영화를 보면 그 트렌드의 차이를 확연히 드러낸다. 사이비이거나 오컬트풍으로 심리적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각 장면에 의미 있는 요소를 등장시켜 관람객에게 신선한 공포를 선사한다. 본인들의 신념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고정적인 실물 패턴을 밀고 나가다 보면 광팬마저 빠져나가는 그 순간 몰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시라이>가 단지 클래식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재미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시라이의 눈을 쳐다보지 않으면 죽는다는 설정을 관객이 안 뒤 다음 장면부터는 눈을 많이 마주치게 된다는 것을 미리 인지하게 되는 것은 물론 실제 영화에서도 많은 컷에 등장하는 귀신 때문에 더 이상 놀라지도 않고 긴장하지도 않게 돼 재미는 반감된다. 다만 저주의 스토리만 좀 참신하게 느껴질 뿐, 그 이후부터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극장 밖으로 나오게 될 지도 모른다. 참고로 영화 제목을 해석하면 일본어로 보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비디오와 휴대전화에서는 SNS를 매개로 비판하는 영화의 전체적인 시놉시스는 저러면서도 제작 의도에 대해서는 사회비판적 목소리를 넣어놓았다고 말한다. 당시 일본의 사회상이었던 불황기 생존 논리이자 자본주의의 냉혹한 현실을 비판한 <링>은 비디오를 매개로 의미를 담았다. 이 영화에서 저주를 풀려면 비디오를 복제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했는데, 이 방법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희생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비판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레이코의 가족으로부터 시작해, 점차 퍼져 가는 장면이 이것을 말해 주고 있다.

    다음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공포영화 '착신아리'는 무책임한 언론매체에 대한 비판이 숨어 있다. 죽음이 예고된 사람을 강제로 방송에 출연시켜 구경거리로 만드는 장면이 있다. 영매야 적당히 불러서 해결해준다는 말로만 얼버무리며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했던 제작진은 방송사가 망가진 뒤 도망치기에 바쁘다. 도망쳤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여대생은 혼자 살해됐다. 사람의 죽음까지 관람하는 대중매체를 강하게 비판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소개하는 <시라이>에서는, SNS가 발달한 현실에서 근거 없는 수많은 소문이 퍼지는 현상을 비판한다고 감독은 설명했다. 그 소문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가십으로 즐기는 사람들까지 싸잡아 비판하는 모양이다. 다만 글자 그대로 안이하게 바라보다가 자극적이라고 느껴지면 바로 퍼뜨려 가는 현대인에게 해당 글을 직시하라는 뜻에서 일본어로 바라보는 행위를 뜻하는 시라이를 제목으로 택한 듯하다. 참고로 영어 제목은 <Stare>라고 한다.

    내일 반응이 어떨지 반 이상으로 오츠시 감독의 첫 영화 데뷔작이자 J호러영화 '시라이'를 소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로 남아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본인의 작품을 영상화하고 싶은 예술가들의 심리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흥행을 원하기 위해 제작한 게 아닌 것 같고 정말 사회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거나 감독의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일 개봉하는 영화이기도 하고 날씨도 흐리니 시원하고 섬뜩하게 공포영화를 한 대 때리는 건 어떨까요? 제가 위와 같이 말했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테니까 시간 때우기로 한번 관람해보시고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영화 '실라이'의 예고편 영상입니다 링이나 주온보다 무서운 그 영상을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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